설레발이의 끄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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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위기상황이 더 흥미로운 이유

FC설레발 2008. 10. 28. 22:41

정당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정권은 외부의 위기를 조장하여 내부적 단결을 호소하고 또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반대파를 억누르는 기제로 활용, 부족한 정당성을 극복하고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잘 알려진 정치공학 중의 하나이다. 외부에서 위기가 느껴지면 시민들은 지도자의 강력한 권한행사를 오히려 바라게 되는 심리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B정부에게 이번 기회는 대통령 자신이 말했듯이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저조한 지지율과 각료들의 잇따른 실정으로 위기에 몰렸던 일본의 아소 정권이 이번 위기 극복의 노력을 통해 지지율을 차츰 회복하고, 또한 야당인 민주당의 기세도 억누를 수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많은 지도자들도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 국내 여론의 의구심을 잠재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MB 정권은 외부적 위기를 다루는 데 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회'로 바꾸는 정치공학에도 서투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외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지도자의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을 한국의 민주화가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보다 엄청나게 진전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도자 1인이 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의 난맥상이 수습이 안 되는 것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