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이의 끄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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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외무고시 2차 셋째날 리뷰

FC설레발 2008. 2. 27. 23:39

1. 1교시 경제학

 

경제학은 정말로 제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녀석이었다.

 

제대후 첫 학기에서 유일하게 C를 받았던 것이 미시경제학이었고, B를 받았다고 좋아서 기뻐 날뛰었던 것이 거시경제학이었다. 이상하게 경제학 논리는 잘 이해가 되는데, 문제는 죽어도 못풀겠더라. 내 머리가 경제학적 사고를 거부하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윤승서님의 합격기의 경제학 관련 부분이 어찌나 와닿던지.

 

그래서 작년에 경제학을 기본강의만 듣고 접었다. 그 시간에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을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경제학은 비교적 단기간에 잡을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을 했다. 범위가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에 대해 부담을 엄청 느끼는데. 기출문제를 보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외시 경제학은 행시 경제학과 같은 응용된 문제들이 거의 없다. 이론과 모형의 기본적인 내용을 묻고, 시사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적용하는 것을 물어본다. 경제학 학원 강의에서 그 어려운 이론들과 논점들 외우느니 차라리 신문의 경제기사를 열심히 보실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학원 경제학 강의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 즉 행시생들을 위한 강의이기 때문에 외시생들이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난 올해 3순환 듣고 받은 엄청난 자료들 2/3는 버렸다. 물론 내가 경제학 공부를 1년만에 재개하는 거라 소화하기가 벅찼기 때문이었지만, 이거까지 알아야될까 하는 의심을 주는 자료들이 너무 많았다. 결과론적으로는 내 판단이 맞았다. 차라리 교과서의 연습문제를 열심히 푸시라. 윤승서님 합격기에서처럼 정병열 객관식 경제학 참고서로 도움을 얻어도 좋을 듯 싶다. 물론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하는것은 기본이다. 참고서는 어디까지나 참고서일 뿐.

 

경제학 시험지를 받은 후 드는 생각은 '말도 안되게 쉽다' 였다. 1년 공부 안했던 내가 봐도 쉬웠다면, 공부 열심히 하신 분들은 억울하실 정도로 쉬웠을 것이다.

 

사실 난 경제학 전날에 놀았다. 포기하고.. 1년동안 안했는데 어떻게 시험보고 좋은 점수 받겠냐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국제경제학은 그동안 쳐다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정말 시험 보고 나서 후회 막급이었다. 이렇게 쉽게 나올 줄 알았으면. 그리고 하필 그나마 공부한 것 중에서도 안 본것만 나왔다는거. 필립스 곡선과 헥셔오린은 정말 공부했어야 하는데. 너무 아쉽다.

 

그래도 어찌되었든 끄적끄적은 해 봤다. 학교에서 1년 공부한 가닥이 있지. 대충대충 기억의 파편을 되살려 답안지를 채워나갔는데 결과는 어찌될 지 모르겠다. 60점 받으면 기적일 듯. 또 헥셔 오린도 시사와 관련해서 쓰는 문제여서 대충은 쓸 수 있었는데, 헥셔오린 이론에서 바라보는 비교우위의 발생 원인은 사회적 부존 자원량의 차이라는, 책에서 본 그 한문장만 기억해 내고 신문과 언론, 그리고 상식 수준에서 알고 있는 노동 집약적 산업 주도의 수출 전략과 외국인 노동자 그리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끄적끄적 써 봤다.

 

암튼 경제학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한편 자신감도 얻었던 것 같다. 물론 이렇게 계속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경제학이 상대적으로 범위도 적고 단순하다. 원래 고시에서 필요한 경제학은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서 분석하는 학문이니까.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단 생각을 했다.

 

2. 대천명의 권리를 향유하라.

 

결과는 이제 맘 편히 기다리련다.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하는데.. 진인사는 좀 부끄럽지만 대천명은 해도 될 것이다..^^ 되면 대박, 안되면 본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