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이의 끄적이

국외여행/Hong Kong, 2009.5

Hong Kong Story #1 - 상무인서관 서점(商務印書館, The Commercial Press)

FC설레발 2009. 5. 5. 10:47

공휴일과 연휴가 극히 드물다는 2009년이지만, 5월 들어 노동절과 석가탄신일, 그리고 어린이날에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있기에 너무나도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리 부부는 연휴를 앞두고 바람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제 아내의 생일도 5월 9일이어서, 저희 어머니가 며느리의 첫 생일을 챙겨주시겠다는 의미로 용돈을 좀 넉넉히 주셔서(^^;) 1박 3일간의 홍콩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무척 가보고 싶었던 상하이를 가기로 계획을 했지만, 노동절(라오뚱지에)연휴는 중국에서 춘절 다음가는 황금연휴라는 말을 들었기에 꺼려지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중국좀 갔다와봤다는 분들도 말리는게 대세라, ("어 좋지.. 근데 고생좀 할거야.") 제 아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홍콩을 가게 되었습니다. 홍콩도 중국인지라 걱정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본토와는 다르기에, 한번 걱정일랑 접어두고 결심을 굳혔습니다.


5월 2일 토요일 8시 50분 CX415 편을 타고 약 3시간을 비행하여 도착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모습입니다. 옛 비행기의 모형이 매달려있는 인테리어가 독특하면서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 첵랍콕 공항은 2000년 유럽을 갈 때 경유했던 경험이 있습니다만, 사실 아무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김포공항 시절이라 홍콩의 신공항이 매우 인상깊었지만, 이젠 별 거 아니더군요.


홍콩의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패키지에는 고속열차 티켓이 포함되어 있어서 매우 편하고 빠르게 도심인 까우롱 역(九龍, Kowloon)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열차(Airport Express Line: AEL)는 편도 150 홍콩달러로 비싼 편이긴 하지만, 공항 터미널과 역이 바로 연결되어 있고(인천공항은 이거 보고 반성 좀 해야 합니다) 도심 중심부까지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서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좋습니다. 아내의 말로는 옛날에 왔을땐 버스를 탔는데 차도 밀리고 거리가 멀어서 1시간 넘게 걸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고속열차 이용객들은 까우롱 역에서 미리 비행기 check-in을 하고 짐을 부쳐버릴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까우롱 역에 도착하여 촌스러움을 무릅쓰고 기념샷을 찍어보았습니다.


까우롱 역에서 저희 숙소인 Panorama Rhombus 호텔까지는 호텔 셔틀버스가 직통으로 있어서 아주 편리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호텔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모아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호텔 체크인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짐을 맡기고 일단 나왔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의 큰 목적 중 하나는 국내에서 사기 어려운 중국정치관련 중국어 서적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체크인 하기까지 약 두시간의 시간이 남아 미리 알아둔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서점의 위치를 대강 파악하고 서점이 입점해 있는 쇼핑몰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볶음면(차오미엔)과 탕수육, 그리고 딤섬 두 종류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상무인서관 침사쪼이 지점 앞에서 기념샷을 또 다시 촌스러움을 무릅쓰고 찍어보았습니다. 미라마(Miramar) 쇼핑몰 2층(실제로는 3층, 홍콩은 영국식 건물 층수를 사용하여, 1층이 Ground floor(G) 로 표시됩니다.)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무인서관은 19세기 말, 상하이에서 설립된 출판사로, 중국 출판업의 대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 상무인서관이 홍콩으로 진출하여 홍콩 곳곳에 지점을 세우고 성업중입니다. 사실 홍콩은 영문서적이 대부분인데, 중국어 서적을 구하실 분들은 이 곳으로 가시면 좋겠습니다.  (홍콩 상무인서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 중국 상무인서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사실 우리가 평일에 가기만 했어도, 홍콩 대학이나 홍콩 중문대학 구내 서점을 가 볼 수도 있었을텐데, 주말이라 아쉬웠습니다.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제 아내에 의해 잡혔습니다. 표정 정말 진지하군요. 사실 책 사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할까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얼른얼른 보고 감이 오는 책은 무조건 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전문 학술 서적은 많지 않더군요. 그리고 대부분 번체자 서적이라 이걸 언제 읽나.. 하는 걱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최근 저의 관심사가 되어버린 중국의 1960-70년대 지도자들의 이야기에 관한 책들을 몇 권 고르고, 중국의 정당체제를 서양의 정당체제랑 비교한 흥미로운 서적도 한 권 샀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출판된 책은 비교적 저렴하고, 홍콩에서 출판된 책들은 우리나라 책값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역시 저의 아내는 어린이 서적 코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책들이 많더군요. 아내도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선물할 것을 몇 개 샀습니다. 시간을 낭비하게 한 거 같지는 않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느덧 두시가 넘어서 우리는 다시 호텔로 향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산 책을 정리하고 다시 나오면 될 것 같았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