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이의 끄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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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명박정권은 국정능력을 상실했다.

FC설레발 2009. 5. 26. 21:28

Dynamic Korea다. 너무나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고 머리는 복잡해지는데, 별 답은 안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자살을 인간으로서 애도하고 슬프지만, 정치학도로서 더 슬픈것은 바로 그가 퇴임한 대통령으로서 이루어주었으면 하는 새로운 모범이 이제는 불가능한 몽상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그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명백한 것 같고, 그것이 잘못이다 아니다 말은 많지만, 어쨌든 대통령의 지위에 있으면서 후원자에게 돈을 받아 사적 용도로 활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큰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작은 잘못은 그냥 죄값을 치르면 그만인것이고, 죄값을 치른 다음에, 다시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을 계속 하셨더라면.. 그 잘못은 그냥 덮어지는 것이고 다시 칭송을 받는 '노간지' 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을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 사소한 잘못을, 무모할정도로 강직한 그분은 죽음으로써 갚으려고 했고, 그렇게 했다.

며칠 전에 노대통령님이 홈페이지에 '이제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고 비장하게 썼을때 부터 마음에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설마 죽음으로까지 귀결될 줄은 몰랐다. 그는 너무 앞서갔다. 너무 성급했다. 추구하는 가치가 무너질 정도로 큰 잘못은 아니었다. 그냥 계속 있어주었으면 다시 우리의 노간지, 노짱이 될 수 있었다.. 너무 성급하셨다..

어쨌든 근 200만명의 인파가 추모를 하고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음을 현 정부 인사는 주목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면? 이정도는 아닐거라고 감히 이야기해본다.

이명박 정권은 이제 출범 1년을 갓 넘겼지만.. 감히 이야기하건대 국정능력을 상실했다.

그들이 추진하는 정책들은 모두 얄팍한 시류에 영합한 수준의 이벤트밖에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성급한 생각이다.

뜬금없이 꺼내든 녹색성장은 녹색의 가치가 빠져있고, 사교육 절감 대책은 모든 학부모들에게 비웃음만 사고 있다. 그들은 문화정책을 단지 돈벌이의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으며 선진국의 조건을 강력한 공권력을 통한 사회의 안정이라고 생각한다. 대북정책은 실용주의를 한답시고 거만하게 굴었지만 그 실상은 철저한 이념 위주의 정책이다.

이제 그 실효성도 불분명한 PSI에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대북한 협상지렛대는 소멸하였다. 스스로 PSI는 북한이 염려할 것이 없는 국제규범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대책이랍시고 거창하게 참여선언까지 하면서 꺼내드는 모순을 자초하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슬슬 눈치만 보면서 한다 안한다 의견만 분분했던 저들이다.

국내정책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얄팍한 꼼수로만 전락하며 국내사회를 분열시키고 있고,

대북정책은 이제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고,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외교정책은 뭐.. 언제나 그랬듯 뭐라 의논할 건덕지조차 없고.

4년 뒤에 이명박 정권이 물러날때 대체 이 정권은 뭘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학도로서 참 살기 어렵다.